삼성전자의 PER을 조회했더니 한 곳에서는 10배, 다른 곳에서는 35배로 나옵니다. 같은 종목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요? 두 수치가 모두 맞을 수도 있습니다. PER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이익의 기간이나 주가의 날짜가 다르면 결과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는 종목을 비교할 때도 중요합니다. 같은 두 회사의 PER을 비교해도 지난해 실적을 쓰는지, 최근 실적을 쓰는 지에 따라 높고 낮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주가에도 세 가지 PER이 나옵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주당순이익, 즉 EPS는 주식 한 주에 대응하는 이익을 뜻합니다. 주가가 이익의 몇 배인지 알아보는 계산입니다.
여기서 필요한 구분은 ‘어느 기간의 이익인가’입니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벌어 들인 이익과, 가장 최근 네 분기의 이익은 서로 다릅니다. 최근 네 분기를 합산하는 방식은 TTM이라고 부릅니다. 새 분기가 들어오면 가장 오래된 분기가 빠지므로, 이미 끝난 지난해 실적과 차이가 생깁니다. 올해 예상 이익을 넣는 추정 PER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전망을 사용합니다.
이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반도체·자동차·은행·인터넷·화학의 국내 기업 6곳에서 공개 주가와 EPS를 대조했습니다. 각 종목의 주가는 2026년 10월 13일 종가로 고정하고, 이익 기준만 바꿔 PER을 다시 계산했습니다. 입력값과 전체 결과는 부록에 담았습니다.
삼성전자의 주가 232,000원을 같은 자리에 넣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익 기준 | EPS | 다시 계산한 PER |
|---|---|---|
| 2025년 연간 실적 | 6,564원 | 35.34배 |
| 조회 당시 제공된 최근 4분기 실적 | 22,292원 | 10.41배 |
| 2026년 연간 예상 실적 | 45,521원 | 5.10배 |
※ 자료 : FnGuide – 기업분석의 공개 주가·EPS. PER은 소수 둘째 자리까지 반올림.
주가는 그대로인데 PER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지난해보다 최근 네 분기의 EPS가 크고, 올해 예상 EPS는 그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35.34배와 5.10배의 차이는 주가가 싸졌다 거나 비싸졌다는 변화가 아니라, 계산에 반영한 이익 기준의 차이입니다.
예상 이익을 쓰면 PER이 항상 낮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NAVER는 2025년 실적 EPS가 12,376원, 2026년 예상 EPS가 12,212원이었습니다. 같은 주가 178,000원을 넣으면 PER은 14.38배에서 14.58배로 높아집니다. 예상 이익이 더 작으면 나누는 값이 줄어 PER은 올라갑니다.
실적 기준에 따라 PER의 높고 낮음이 달라집니다
현대차와 KB금융의 계산 결과를 나란히 놓으면 기준에 따른 차이가 더 분명히 보입니다.
| 이익 기준 | 현대차 PER | KB금융 PER |
|---|---|---|
| 2025년 연간 실적 | 8.92배 | 10.74배 |
| 최근 4분기 실적 | 10.26배 | 9.70배 |
지난해 실적으로는 현대차가 낮지만, 최근 네 분기 실적으로는 KB금융이 낮습니다. 현대차는 최근 네 분기의 EPS가 지난해 연간 EPS보다 작아졌고, KB금융은 커졌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서로 다른 기준을 섞는 경우입니다. 현대차의 연간 PER 8.92배와 KB금융의 최근 4분기 PER 9.70배를 비교하면 현대차가 낮아 보입니다. 그러나 최근 네 분기로 통일하면 순서는 반대입니다.
업종이 다른 두 회사의 투자 매력을 비교하려면 성장성과 위험까지 살펴야 합니다. PER 숫자를 비교하는 단계에서는 같은 이익 기간을 사용해야 높고 낮음을 올바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주가의 기준도 맞아야 합니다
이익 기준을 맞췄는데도 PER이 다르다면 계산에 사용한 주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장중 주가, 전날 종가, 분기말 종가는 서로 다른 값입니다.
삼성전자의 10월 12일 종가는 250,500원, 다음 날 종가는 232,000원이었습니다. 앞서 사용한 EPS 22,292원을 두 날에 동일하게 적용하면 PER은 각각 11.24배와 10.41배입니다. 이 계산에서는 이익을 바꾸지 않았는데도 주가 하락만으로 PER이 내려갔습니다.
따라서 현재가와 함께 제공되는 PER이 반드시 실시간 주가를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가와 PER의 갱신 시점이 다를 수 있으므로 산출 기준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공식 자료도 조회 항목마다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KIND의 기업 밸류업 투자지표는 최근 분기말 주가를 사용합니다. 이번 사례에 사용한 기업분석들은 전 영업일 보통주 수정주가를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장중에 두 자료의 PER을 비교하면, 같은 회사라도 계산에 사용한 주가의 기준 시점이 달라 수치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비교하려는 실적 기간을 정하세요
이미 끝난 한 해를 비교하려면 두 종목 모두 같은 사업연도 실적을, 최근 실적을 비교하려면 둘 다 같은 기간의 최근 네 분기를 써야 합니다. 예상 이익을 비교할 때도 ‘2026년 연간’과 ‘앞으로 12개월’처럼 서로 다른 전망 기간을 섞지 않아야 합니다.
추정 PER의 계산 자체는 주가와 예상 EPS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값의 이익은 실제 확정 실적이 아닙니다. 기업분석의 컨센서스는 여러 증권사가 발표한 추정치의 평균이며, 전망이 바뀌면 주가가 그대로여도 추정 PER이 달라집니다.
PER이 비어 있거나 N/A로 표시된 경우에도 이를 0배로 넣어 비교하면 안 됩니다. LG화학은 이번에 확인한 세 가지 EPS가 모두 마이너스였고 PER도 N/A 였습니다. 간혹 EPS가 마이너스일 때 PER을 N/A로 표시하는 자료들도 있습니다. 이는 PER이 0배이거나 낮다는 뜻이 아니라, 기업이 적자를 기록해 일반적인 PER 비교가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종목의 PER이 다를 때 어느 숫자 하나를 무조건 정답으로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비교하려는 실적 기간과 주가 날짜를 정한 뒤, 그 기준에 맞는 PER을 사용하면 됩니다. 같은 종목의 PER이 서로 다르게 나온다면, 각각의 계산에 사용된 주가와 EPS를 비교해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산 기준이 다른 PER을 단순 비교해 종목의 평가를 잘못 판단하는 일도 피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설명하기 위한 자료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작성 기준일 : 2026년 10월 14일
참고자료
- 한국거래소, 투자지표 산출 상세안내
- FnGuide, 삼성전자 기업분석
- FnGuide, SK하이닉스 기업분석
- FnGuide, 현대차 기업분석
- FnGuide, KB금융 기업분석
- FnGuide, NAVER 기업분석
- FnGuide, LG화학 기업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