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와 주가, 금리 상승은 항상 악재일까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주가에 부담이 생깁니다. 미래에 받을 이익의 오늘 가치를 낮추고, 기업이 돈을 빌리는 비용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먼 미래의 성장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기업은 이 변화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와 주가는 함께 오르기도 합니다. 기업이 앞으로 벌 돈에 대한 전망이 좋아지면 높아진 금리의 부담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0∼2025년 미국 10년물 금리의 상승 구간을 일정한 기준으로 골라 국내 주가와 대조한 결과, 57개 구간 중 코스피가 오른 경우는 33개였습니다. 금리가 오른 구간에도 주가가 상승한 사례가 많았으므로, 미국 국채금리 상승만으로 국내 주가의 방향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미래 이익도 금리가 높아지면 오늘 가치는 낮아집니다

오늘 받을 100만원과 10년 뒤 받을 100만원은 가치가 다릅니다. 오늘 받은 돈은 그동안 운용할 수 있고, 미래에 받을 돈에는 기다리는 시간과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돈을 오늘 가치로 바꿀 때 적용하는 비율이 할인율입니다. 할인율이 높아질수록 같은 미래의 돈에도 지금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은 낮아집니다. 연준도 주식의 가치가 미래 현금흐름과 이를 할인하는 금리·위험 보상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합니다.

단순한 가정으로 차이를 계산해보겠습니다. 미래에 받을 돈은 100만원으로 고정하고, 할인율만 연 5%에서 6%로 높입니다.

100만원을 받는 시점할인율 5%일 때 오늘 가치할인율 6%일 때 오늘 가치가치 변화
1년 뒤약 95.24만원약 94.34만원−0.94%
10년 뒤약 61.39만원약 55.84만원−9.04%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 가치=미래에 받을 돈(1+할인율)남은 연수\text{오늘 가치}=\frac{\text{미래에 받을 돈}}{(1+\text{할인율})^{\text{남은 연수}}}

같은 할인율 상승이라도 돈을 받는 시점이 멀수록 영향이 큽니다. 성장주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이익이 기업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이런 변화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MSCI의 분석에서도 성장주 투자 스타일은 금리 상승에 취약한 성격을 보였습니다.

다만 이 계산은 할인율 변화만 보여주는 가정입니다. 실제 주식에서는 미래에 받을 돈도 변합니다. 할인율이 올라가더라도 예상 이익이 더 크게 늘면 기업가치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국내 기업의 할인율과 그대로 같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국내 금리, 기업의 위험, 자금조달 조건 등이 함께 작용합니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 조건들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입니다.

명목금리 상승 안에는 서로 다른 변화가 들어 있습니다

뉴스에서 흔히 말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물가 영향을 포함한 명목금리입니다. 이를 물가연동국채의 실질금리와 비교하면 상승 내용을 나눠볼 수 있습니다.

두 금리의 차이를 물가 보상, 즉 BEI라고 부릅니다. 이 글에서는 같은 만기의 명목금리에서 실질금리를 뺀 값으로 계산했습니다.

명목금리 변화=실질금리 변화+BEI 변화\text{명목금리 변화}=\text{실질금리 변화}+\text{BEI 변화}

예를 들어 명목금리가 0.30%포인트 올랐을 때, 실질금리가 0.25%포인트 오르고 BEI가 0.05%포인트 오른 경우와 실질금리가 그대로인데 BEI만 0.30%포인트 오른 경우는 구성이 다릅니다.

실질금리가 높아지면 물가 영향을 제외한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BEI의 상승은 물가에 대한 전망과 위험 보상이 달라졌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BEI를 미래 물가상승률의 정확한 예측치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물가 위험에 대한 보상과 일반 국채·물가연동국채 사이의 유동성 차이도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실질금리가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긴축 충격이라고 단정하거나, BEI가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경기 개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두 구성요소를 나누는 것은 금리 변화의 내용을 보는 출발점입니다.

금리 상승 구간 57개에서 코스피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2010∼2025년 FRED의 미국 10년물 명목·실질금리 자료에서, 20관측일 간격으로 명목금리가 25bp 이상 오른 구간을 날짜순으로 선택했습니다.

미국 금리 관측일과 한국 장 마감 시각의 차이를 고려해, 국내 주가는 미국 관측일 시작과 끝 각각의 다음 한국 거래일 종가끼리 비교했습니다.

선택된 57개 구간을 실질금리와 BEI 중 어느 쪽의 상승 기여가 더 컸는지에 따라 나누면 다음과 같습니다.

금리 상승의 구성구간 수코스피 상승코스피 하락평균 코스피 수익률
실질금리 중심43개22개21개+0.26%
BEI 중심13개10개3개+4.26%
두 변화가 같은 경우1개1개0개+0.05%
전체57개33개24개+1.17%

※ 구간 전체와 계산 방법은 부록에 담았습니다.

이 기준에서는 BEI 중심 구간에 코스피 상승이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 실질금리 중심 구간에서는 상승과 하락이 거의 반반이었습니다.

그렇다고 BEI 상승을 주가 상승 신호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22년 5월 12일∼6월 10일에는 명목금리가 31bp 상승했고, 이 가운데 BEI 상승이 17bp로 실질금리 상승 14bp보다 컸습니다. 그런데 대응하는 한국 주가 비교기간에 코스피는 3.83%, 반도체 업종은 10.98%, 은행 업종은 6.69% 하락했습니다.

분석 기준을 바꾸어도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기간을 40관측일 간격, 상승폭을 50bp 이상으로 바꾸면 BEI 중심 구간 4개 중 코스피가 오른 경우는 1개였습니다. 특정 기준에서 나타난 비율을 앞으로의 상승 확률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기업 실적은 지난 이익과 앞으로의 전망을 함께 봐야 합니다

금리가 높아져도 기업의 미래 이익이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 주가는 오를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미 발표된 이익의 크기만이 아닙니다. 앞으로 제품 가격, 판매량, 비용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실제 금리 상승 구간에 공개돼 있던 기업 자료를 대조해보겠습니다.

미국 금리 관측기간명목금리 상승코스피 수익률반도체 업종 수익률
2017-02-08∼2017-03-09+26bp+1.52%+1.16%
2021-01-22∼2021-02-22+27bp−4.33%−4.28%
2024-01-31∼2024-02-29+26bp+5.18%+15.18%

2017년 구간이 시작되기 전, 삼성전자는 2016년 4분기 연결 영업이익 9.22조원을 발표했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3.08조원 늘었으며, 메모리 등 부품 사업의 호조를 설명했습니다. 다만 다음 분기의 전사 실적은 계절적 요인 등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좋은 과거 실적과 단기 전망은 이미 당시에도 서로 구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2021년 구간 중 발표된 2020년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9.05조원이었습니다. 전년 동기보다는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3.3조원 줄었습니다. 회사는 다음 분기에 부품 사업의 실적 악화로 전사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년보다 이익이 늘었다’는 사실 하나로 당시 이익 전망을 설명하기 어려웠던 사례입니다.

2024년 구간의 시작일에 발표된 자료에서는 2023년 4분기 반도체 부문이 여전히 2.18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메모리 실적 개선과 2024년 메모리 시황·IT 수요 회복 기대도 제시했습니다. 이후 비교기간에는 실질금리가 상승했는데도 반도체 업종 주가가 올랐습니다.

이 사례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금리 상승과 기업의 회복 기대가 함께 존재할 수 있고, 지난 분기의 이익과 앞으로의 전망도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금리가 오른 시기에도 환율과 업종별 주가 반응은 달랐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국채금리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의 영향도 받습니다. 원화가 약해지면 해외 투자자의 달러 기준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지만, 수출 기업에는 원화 환산 실적이 좋아지는 효과도 생길 수 있습니다.

실질금리 중심 구간 중 환율 자료가 있는 42개를 살펴보면, 원화가 약해진 25개 구간에서는 코스피가 15번 하락했습니다. 반면 원화가 강해진 17개 구간에서는 6번 하락했습니다. 다만 이는 금리·환율·주가가 함께 움직인 결과를 비교한 것으로, 환율 변화가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업종별로도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전체 57개 구간 중 반도체와 은행 업종의 주가 방향이 서로 달랐던 경우는 22개였습니다. 2021년 1∼2월 비교기간에는 반도체 업종이 4.28% 하락한 반면 은행 업종은 0.61% 상승했습니다.

반도체 업종을 성장주 전체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지만, 이 결과는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국내 업종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금리와 주가가 함께 올랐어도 다음 상승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앞서 BEI 중심 구간에서는 13개 중 10개에서 코스피가 올랐습니다. 하지만 각 비교기간이 끝난 뒤 추가 20거래일을 보면 코스피 상승은 4개, 하락은 9개였습니다.

금리 상승기에 코스피가 올랐더라도 이후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을 수도 있고, 이후 새로운 정보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주식에 부담을 주는 요인인 것은 분명합니다. 같은 미래 이익의 오늘 가치를 낮추고 자금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성장 기대가 먼 미래에 집중된 기업은 이 변화에 더 민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가는 미래 이익의 변화까지 함께 반영합니다. 금리가 오를 때 해당 기업의 이익 전망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환율과 업종 여건은 어떤지, 그 기대가 현재 주가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국채금리 상승만으로 국내 주식 전체에 같은 결론을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 이 글은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설명하기 위한 자료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최초 작성일 : 2026년 8월 19일
최종 수정일 : 2026년 10월 5일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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