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는 주식으로 바뀌면 채권이 없어지고, BW는 주식을 받아도 채권이 남는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차이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말입니다. 다만 BW에 관한 설명은 신주 대금을 현금으로 납입했을 때에 해당합니다. 계약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채권을 대신 납입했다면, 주식은 늘어도 새 현금이 들어오지 않고 사용한 채권은 소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권리 행사 공시를 읽을 때는 세 가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가 새로 받은 현금, 앞으로 갚아야 할 원금, 추가로 발행한 주식 수입니다.
같은 주식을 발행해도 돈과 빚은 다르게 움직입니다
CB는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사채입니다. 보유자가 전환하면 전환에 사용한 부분의 원금 상환 의무가 없어지고 주식을 받습니다. 전환 자체로 회사가 신주 대금을 새로 받는 것은 아닙니다.
BW는 정해진 가격으로 새 주식을 인수할 권리가 붙은 사채입니다. 주식을 받기 위해 무엇을 납입하는지가 중요합니다.
- 현금납입: 신주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회사에는 새 현금이 들어오지만, 이 행사 자체가 기존 채권을 없애지는 않습니다.
- 사채대용납입: 계약이 허용하는 채권을 신주 대금 대신 사용합니다. 사용한 채권이 소멸하므로 해당 원금을 다시 갚을 의무도 없어집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관리 해설서도 BW 행사에 필요한 서류를 현금납입의 주금 납입 증명서와 사채대용납입의 사채 말소 확인서로 구분합니다.
숫자를 같게 놓으면 차이가 더 분명해집니다. 아래는 사채 원금 10억원, 전환·행사가격 5,000원, 행사비율 100%를 가정한 예시입니다. 원금 전액을 전환하거나 같은 금액의 권리를 행사하며, 이자·비용·단주와 다른 거래는 제외했습니다.
| 구분 | 행사로 회사가 새로 받는 현금 | 기존 사채 원금 | 추가 주식 수 |
|---|---|---|---|
| 일반적인 CB 전환 | 없음 | 10억원 → 0원 | 20만주 |
| BW 현금납입 | 10억원 | 10억원 존속 | 20만주 |
| BW 사채대용납입 | 없음 | 대용납입한 10억원 소멸 | 20만주 |
세 경우 모두 20만주가 늘지만 회사의 자금 사정은 다릅니다. 현금납입 BW는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고, CB 전환과 사채대용납입 BW는 원금 상환 부담을 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현금 유입은 사채 발행 때 이미 받은 자금이 아니라, 권리를 행사하는 시점에 새로 들어오는 돈을 뜻합니다.
실제 공시에서도 세 가지 결과가 확인됩니다
아래 사례는 구조를 비교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방식의 빈도나 주가 영향을 보여주는 표본은 아닙니다.
CB: 티로보틱스 제7회 전환사채
2026년 4월 14일 전환청구 공시에는 청구금액 32억8,000만원, 전환가액 8,767원, 발행주식 수 374,129주가 기재돼 있습니다. 이번 전환청구를 반영한 뒤 해당 회차의 미전환사채 잔액은 0원이 됐습니다. 이후 제출된 분기보고서에서도 남아 있던 사채가 전환돼 잔액이 없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32억8,000만원은 새로 들어온 신주 대금이 아니라 주식으로 전환된 사채 원금입니다. 이 회차의 잔액이 없어졌다는 사실이 회사의 다른 빚까지 없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금납입 BW: 유니켐의 2025년 행사
유니켐 사업보고서는 2025년 BW 행사로 발행한 주식 가운데 692,295주를 현금납입으로 구분합니다. 이 주식 수에 행사가격 1,174원을 곱하면 812,754,330원입니다. 현금흐름표의 신주인수권 행사 유입액과 일치합니다.
같은 보고서에는 대용납입으로 발행한 주식도 별도로 기록돼 있습니다. 같은 회사의 BW 행사라도 납입방식에 따라 현금 유입 여부가 달라진 것입니다.
사채대용납입 BW: 제일엠앤에스의 2023년 행사
제일엠앤에스는 상장 전인 2023년 8월 23일 신주인수권 행사로 보통주 1,349,892주를 발행했습니다. 감사보고서는 대금을 BW 금액으로 대신 납입했다고 설명하고, 해당 사채의 기말 잔액을 0으로 표시합니다.
후속 사업보고서에서도 이 행사는 현금 유입과 유출이 없는 거래로 분류됩니다. BW를 행사했는데 새 현금은 들어오지 않고 채권이 소멸한 실제 사례입니다.
세부 계산과 공시 간 차이는 부록에 정리했습니다. 특히 자본 증가액을 현금 유입액으로 읽거나, 사채 원금을 재무제표의 장부금액과 같다고 보면 결과를 잘못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세 사례를 비교할 때는 회사에 들어오는 현금과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따로 봐야 합니다. BW 행사로 회사에 새 현금이 들어오더라도 신주가 발행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CB 역시 전환으로 신주가 늘어나면 희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CB와 BW의 차이는 희석 여부 자체보다, 권리 행사 과정에서 새 현금이 들어오는지와 기존 사채가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있습니다.
공시에서는 납입방법부터 확인하세요
아래와 같은 순서로 확인하면 회사에 생긴 변화를 구분하기 쉽습니다.
| 확인할 자료 | 확인할 내용 |
|---|---|
| 발행결정·증권신고서와 정정공시 | 해당 회차의 조건, BW의 신주대금 납입방법, 가격 조정 조건 |
| 전환청구권·신주인수권 행사 공시 | 실제 청구금액, 적용 가격, 발행주식 수, 행사 후 사채 잔액 |
| 사업·분기보고서 | 현금흐름표의 유입액, 현금·대용납입 구분, 비현금 거래, 남은 사채 원금 |
발행 공시에 ‘현금납입’이라는 표현이 보여도 어느 단계의 납입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채 발행대금을 현금으로 받았다는 조건과, 나중에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때 현금을 내야 한다는 조건은 다릅니다.
또한 현금으로 BW를 행사한 해에 사채 잔액이 줄었다고 해서, 그 행사가 채권을 없앴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같은 기간에 조기상환이나 대용납입이 함께 있었을 수 있습니다.
‘BW 행사’라는 공시 제목만 보고 추가 자금 조달이라고 판단하지 마세요. 무엇으로 납입했는지 확인한 뒤, 새 현금과 소멸한 원금, 늘어난 주식 수를 각각 따져봐야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공시를 읽기 위한 설명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최초 작성일 : 2026년 9월 15일
최종 수정일 : 2026년 10월 4일
참고자료
-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공시·상장관리 해설서, 2025년 9월판, 추가·변경상장 부분.
- 티로보틱스, 전환사채권 발행결정—제7회, 2024년 10월 8일.
- 티로보틱스, 전환청구권 행사, 2026년 4월 14일.
- 티로보틱스, 분기보고서—2026년 1분기, 2026년 5월 15일.
- 유니켐, 신주인수권부사채권 발행결정—제38회, 2022년 12월 27일.
- 유니켐, 사업보고서—2025년, 2026년 3월 23일.
- 제일엠앤에스, 2023년 연결감사보고서, 감사보고서일 2024년 3월 13일.
- 제일엠앤에스, 사업보고서—2024년, 2025년 4월 7일.